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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7

순 (旬) 旬 초순, 중순, 하순 이라는 말은 실생활에서도 자주 쓰인다. 원래 대충 초반, 중반, 후반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순이 '열흘 순' 이라는 한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순 (1~10), 중순 (11~20), 하순(21~30) 이 정확한 의미이다. 달에서만 사용하는 한자는 아니고, 10년을 순년, 10달을 순월, 나이를 셀 때 10살을 1순이라고 한다. 칠순 잔치 할 때의 '순'이 '열흘 순' 자 이다. 육순, 칠순, 팔순... 그런데 육순이라고는 안하고 보통 환갑이라고 하지 않나? 갑은 60년을 의미하는데, 십간 십이지를 결합해서 만들 수 있는 가짓수가 총 60개이고 해마다 순서대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임진' 으로부터 60년이 지나면 다시 '임진' 인 해가 온다는 것이다... 2023. 11. 30.
상동성과 상사성 생물학에는 상동성, 상사성이란 말이 있다. 상동성이란 지금은 거리가 먼 두 종이 특정 형질을 지닌 공통조상에서 분화되기 전에 그 형질을 물려받아 이후에 발현된 신체 부위, 신체 과정을 가지고 있을 때 발생한다. (e.g. 포유류의 앞다리 뼈, 새의 날개) 상사성, 또는 상사관계란 형질은 서로 다른 두 종이 비슷한 문제에 관한 합리적 해결책으로서 각각 독립적으로 발달시킨 것을 의미한다. 그 예로, 사람의 손과 개구리의 손을 보자. 엄지 손가락과 네 개의 손가락 구성의 비슷한 손을 갖고 있는데, 사람과 개구리는 손의 형성 과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공통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손의 구조가 매우 비슷해보인다. 이번에는 사람의 눈과 문어의 눈의 구조를 보자. 둘 다 렌.. 2023. 6. 10.
[어원] 와중과 도중 바쁘신 와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와중'과 '도중'이 비슷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문득 해당 문장이 올바른지 궁금증이 생겨 구글에 검색해봤다. 그런데 놀랍게도 와중과 도중은 완전히 다른 말이었다. 이에 대해 알아보자. '와중'은 소용돌이 와(渦)와 가운데 중(中)으로 이뤄진 한자어로 큰 일이 일어났을 때에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다. 예를 든다면 '지진이 발생한 와중에도 나는 내 맥북을 챙겼다', '화재가 발생해 대피하던 와중에 지갑을 잃어버렸다'와 같이 아주 시끄럽거나 복잡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시끄럽다거나 복잡하다는 말은 주관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와중'이란 말을 써도 잘못된 문장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예를 들어 가장 위에 .. 2023. 5. 3.
[어원] 코로나 몇 해 동안 마스크를 쓰게 했던 COVID-19는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보통 우리는 실생활에서 '코로나에 걸렸다', '코로나 양성이 나왔다' 같이 말하는데 코로나란 무엇일까? 코로나는 고대 그리스어 korone를 어원으로 갖는 라틴어 corona 이고 이는 머리에 쓰는 관을 의미한다. 영어로 번역하자면 crown이 되겠다. 왜 바이러스에 코로나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전자현미경으로 바이러스를 보면, 둥근 몸체에 왕관처럼 튀어 나온 돌기가 나와 있어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제 와서 코로나바이러스라고 하면 COVID-19를 의미하는 말처럼 되어버렸지만, 이전에도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겪은 경험이 있다. 사스와 메르스 또한,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왕관처럼 튀어 나온 돌기를 .. 2023. 3. 30.
[신화] 프로크루스테스 다마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도적이다. 그는 다른 도적과는 달리,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했다고 한다. 그의 집에는 두 개의 침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하나는 크기가 큰 침대이고, 하나는 크기가 작은 침대였다. 그는 키가 큰 손님은 크기가 작은 침대에 재우는데 침대에서 삐져나온 부분을 잘라 죽음에 이르게 했고, 키가 작은 손님은 크기가 큰 침대에 눕혀 침대에 크기에 맞을 때 까지 사람을 늘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한다. 이런 기행때문에 그에게는 '잡아 늘이는 자', 또는 '두드려서 펴는 자' 라는 뜻의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의 최후 또한 흥미로운데, 그는 테세우스에게도 똑같은 방법으로 살인을 하려다가 본인이 행하던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자신의 기준에 딱 맞지 않고,.. 2023. 3. 2.
[기타] 칭다오 흔히 말하는 맥주 칭다오의 이름은 중국의 지역 칭다오(청도)다 (성도(청두)랑은 다름). 그래서 어떤 양꼬치 집을 가면 청도 맥주라고 적힌 것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중국에 칭다오 맥주 공장은 지역별로 많은데 칭다오 지역에서 나는 맥주는 또 맛이 다르며 칭다오 지역 내에서도 '로우산' 이라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로 만든 칭다오는 더욱 더 각별하다고 하다. 이전에 골목식당에 막걸리 집이 나왔었는데, 거기서도 막걸리를 만들 때 쓰는 물을 바꾸라는 조언을 했던 것 같고... 이름은 기억안나는데 어떤 양주도 좋은 물터를 구해 그곳에 양조장을 만들고 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어디선가 들었었다. 한국에서도 옛 조상들은 술을 빚을 때 발효가 잘되고 원료가 잘 삭는 물을 ‘힘 센물’이라 하고 그 반대 성질을 지니는 물을.. 2023.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