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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나방의 하늘

by dbadoy 2024. 7. 21.

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렸을 때 궁금해서 검색을 해본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는 나방이 어두운 밤에 움직이기 위해서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무엇인가가 필요하고, 평소에는 달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아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며 광원을 중심으로 선회한다. 때문에 가로등 빛, 불꽃이 있으면 그것을 중심으로 선회하다가 전구에 부딪히고, 불에 타 죽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늘 우연히 나방의 왈츠라는 노래를 듣게 됐는데, 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오랜만에 다시 검색해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Wsbea2F-3z0

최근에는 나방이 빛 주위에 모이는 이유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사람, 큰 동물들은 자연스럽게 중력을 느낄 수 있고, 이를 통해 세상의 위아래를 인식한다. 그러나 작은 곤충, 물고기에게는 가해지는 중력이 너무나 작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빛을 통해 세상의 위아래를 인식하게 되었다.
달빛을 기준으로 날아가다가 가로등 빛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그 방향이 하늘이라고 생각해 아래와 같이 비행하게 된다.

나졸로지 캡처

 

나는 왜 원래 알고 있던 가설을 들었을 때보다, 새로운 가설을 들었을 때 인공적인 빛이 나방에게 주는 영향력이 상당하구나 라고 느꼈을까?
원래 알고 있던 가설에서 가로등과 불꽃이 나방의 나침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다. 나침반은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2차원 방향을 알려주는 물건이다. 새로운 가설에서는 이것들이 나방의 하늘과 땅, 3차원적인 방향에 대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다.
내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오른쪽, 왼쪽을 잘못 가는 것이 큰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반대로 가면 되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런데 하늘과 땅을 착각한다는 것은, 즉 높이에 대한 착각이고, 아래로 떨어지거나 너무 높이 올라간다면 되돌아오기 힘들다. 아마 중력을 이용해 하늘과 땅을 구분하는 동물들은 대부분 3차원적인 방향(높이)에 더 민감하지 않을까?
하지만, 나방은 중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빛을 이용해 하늘 땅을 구분할 정도이니... 오른쪽 왼쪽을 착각하건, 위아래를 착각하건 나방에게는 동일한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8192897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47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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